티스토리 뷰
첫사랑을 찾아 떠난 여행. 그 여름, 다시 만난 너 — 1화: 잊은 줄 알았던 이름
서류 더미를 정리하다가, 낡은 상자 하나를 발견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. 퇴직 후 정리한다고, 안방 장롱 깊숙이 밀어뒀던 상자였다. 먼지를 털어내고 뚜껑을 열자 노란빛으로 바랜 사진 몇 장과 오래된 편지 뭉치가 눈에 들어왔다.
그중 유난히 눈에 띄는 건 한 장의 편지였다. 파란색 봉투, 깔끔한 글씨체. “민수 오빠에게.”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. 이름조차 잊고 살았던 그 시절, 그 사람.
민수는 조심스럽게 봉투를 열었다.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. 편지지 안에는 또박또박 적힌 글씨들이 가득했다. “오빠, 이번 여름에는 정말 약속 지켜줘야 해요. 우리, 마지막으로 만나기로 한 거, 잊지 않았죠?”
마음 한구석이 저릿해졌다. 지금쯤 어디서, 어떻게 살고 있을까. 혹시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을까. 민수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. 책상 위 달력에는 며칠 뒤가 휴일로 표시돼 있었다. “여행이라도 다녀올까.”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.
40년 만에 꺼내 본 이름, 40년 만에 다시 열어본 마음. 그 여름으로 돌아가는 기차표를 사기 위해, 민수는 천천히 옷장을 열었다. 거울에 비친 중년의 남자가 한참 동안 자신을 바라보았다. 흰머리, 깊어진 주름, 하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눈빛. 은지, 기다려줄 수 있겠니? 민수는 미소 지으며 조용히 말했다. “이제야 약속을 지키러 간다.”
2화 오래된 편지 한 장에서 계속 됩니다.
첫사랑을 찾아 떠난 여행. 그 여름, 다시 만난 너 — 2화: 오래된 편지 한 장
첫사랑을 찾아 떠난 여행. 그 여름, 다시 만난 너 — 2화: 오래된 편지 한 장
그 여름, 다시 만난 너 — 2화: 오래된 편지 한 장민수는 편지를 책상 위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. 방금 전까지만 해도 먼지 낀 과거의 흔적에 불과했던 그것이 이제는 심장을 뛰게 하고 있었다.
moneycation.tistory.com
'이야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첫사랑을 찾아 떠난 여행. 그 여름, 다시 만난 너 — 2화: 오래된 편지 한 장 (0) | 2025.05.01 |
---|